디지털이 0과 1의 조합으로 무한한 가치를 창조하듯이 바둑 또한 흑과 백이 조화되면서 무한한 수의 세계를 창조한다. 이미 여러 경영자들이 바둑의 원리를 경영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것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적은 거의 없다. 바둑을 잘 두기 위한 10가지 비결이라고 할 수 있는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본다.
“디지털이 0과 1의 조합으로 무한한 가치를 창조하듯이 바둑 또한 흑과 백이 조화되면서 무한한 수의 세계를 창조한다.” 구자홍 LG전선 회장은 최고경영자로서 바둑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한다. 안철수 사장도 그의 책 ‘영혼이 있는 승부’에서 부분보다는 전체를 보는 태도라거나, 요소를 미리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략 등 바둑에서 배운 원리를 경영에 유용하게 적용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 외에도 우리 나라에는 바둑을 두면서 얻은 교훈이 경영의 성공 비결임을 얘기하는 경영자들이 제법 많다.
바둑의 어떤 면 때문일까? 우선 바둑의 구성은 단순하다. 바둑돌은 흑과 백 색깔이 다를 뿐 크기와 형태가 모두 동일하다. 장기, 체스, 트럼프, 화투 등 다른 게임에서 사용되는 요소들은 모두 각기 생김새와 역할이 다르다는 것과 비교가 된다. 그러나 바둑 구성의 단순함은 조합의 복잡성을 만들어 낸다. 체스의 경우 세계 챔피언이 슈퍼컴퓨터에게 패배한 지 오래 되었지만, 수많은 인공지능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바둑 프로그램은 인간의 초보 정도의 실력에 불과한 수준이다. 흑백으로 이루어진 돌들의 역할은 애초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며 주변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정물화보다는 추상화에 더 많은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바둑은 경영의 원칙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생각을 제공해 주고 있다.
바둑과 경영의 관련성에 대해 여러 경영자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이 글에서는 바둑을 잘 두기 위한 10가지 비결이라고 할 수 있는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보려고 한다. 위기십결은 중국 당 시대의 고수 왕적신이 만들었다고 믿어져 왔으나, 최근 송 시대의 유중보가 지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천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바둑의 지혜를 담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는 그 중에서도 기업 경영에 주는 의미가 큰 다섯 가지를 살펴 보기로 한다.
바둑에서 배우는 경영 전략
조은성 | 2004.09.17 | 주간경제 79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