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나랑 자기 어머니가 동시에 물에 빠진다면 누구부터 구할거야?” 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
누가 이런 걸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내 여자 친구가 이런 질문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면 “우리 헤어져.” 라는 대답을 해줬을 것이다. 저 질문은 유쾌하지도 않을뿐더러, 몰상식의 끝을 달리고 있으며, 어떻게 대답해도 나쁜 놈이 되는 짜증스러운 양자택일의 길목 위에 상대를 내팽개쳐 두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시쳇말로 ‘씹을 수도 있는’ 부류의 말이라는 것이다.
아, 그러나…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생각하자. 솔직히 한가인급의 안면형태를 가지고, 한채영급의 육체비율을 지닌 애교빵빵한 아가씨가 저런 질문을 쏘아대면… 어쩌랴. 맞아야지. (작가도 남자다. 남자의 이중성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그리고 이건 자기합리화라고도 한다.) 이제 우리가 생각할 건 얼마나 지혜롭게 그 고비를 넘기느냐, 그것뿐이다. 그러나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 그 또한 심각한 육적 화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당신과 그 아가씨의 애정도를 기준으로 등급을 나누어 설명해주겠다. 잘 활용해보도록.
애정도 100% (연인 선포 당일 – 한 달째)
“그럴 일은 없어. 왜냐하면 나는 항상 너의 곁에만 있을 거니까. 빠진다면 나 역시 빠졌겠지. 그리고… 만일 그런 상황이 일어나면 나는 어머니부터 구할 거야. 그리고 자기랑 함께 물에 빠져 죽을래.”
– 샴 쌍둥이도 아닐진대, ‘너의 곁에 있겠다는’ 이 말은 연애 초기엔 잘 먹혀들어간다. 무슨 질문이든 그렇게 대답하면 된다. “오빠, 오늘 뭐 먹을까?” “네가 뭘 먹든 너의 곁에 있을게.” 뭐 이런 식이다. 같이 태어나진 못했지만,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태도는 언제나 연인의 마음을 달아오르게 한다. 유비, 관우, 장비가 그 약속의 원조이긴 한데, 걔네들도 지키지 못했다. 굳이 꼭 지켜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지는 말자.
애정도 80% (한 달째 – 100일째)
“자기를 먼저 구하겠지. 근데 나는 수영을 잘하니까 자기도 구하고 어머니도 구할 수 있어. 내 수영 실력 아직 못봤구나 참. 우리 둘이 해수욕장이나 놀러 갈까?”
– 질문한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최고의 대답이겠다. 이런 말을 남자가 한다면 열에 여덟은 이런 식으로 대꾸해올 것이다. “그러지마. 어머니부터 꼭 구해야해. 왜냐하면 장래에 시어머니 되실 분이잖아.” 결론은, 당신이 잘못했다는 말이다! 100일 사귀고 결혼까지 생각할 만큼 친밀도를 높이지 않았다면 말이다. 하지만 대답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다는 명분하에 단 둘만의 여행을 제안한 당신의 잔머리엔 박수를 보낸다.
애정도 60% (100일째 – 1년)
“글쎄?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 뭐. 너도, 어머니도 내겐 모두 소중한 사람이니까 말야. 넌 어떻게 할 것 같은데?”
– 그래, 슬슬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할 때도 되었다. 사실, 가장 현실적인 대답이긴 하지만 가장 멋대가리 없는 대답이기도 하다. 조심해서 하자. 거꾸로 물어보는 것은 나름대로 역공격이라고 한 것이겠지만, 여자들은 대부분 이런 질문에 대해선 의지가 확고하다. “난 자기부터 구할 건데?” 결국 당신만 못된 인간이 되는 거다. 다 그런 거지 뭘.
애정도 40% (1년 – 3년)
“그런 질문은 왜 하냐? 나 그런 질문 싫어하는 거 알면서. 밥이나 먹자.”
– 1년 넘게 사귀고 있다면 저런 질문 잘 나오지도 않는다. 대답이 뻔하다는 걸 여자도 잘 알고, 남자 또한 상대방 듣기 좋으라고 설설 설탕칠 해가며 말하진 않는 단계이니까. 그래도 가끔 여자는 저런 유치한 질문으로나마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할 때가 분명히 있다. 귀찮더라도 좀만 더 생각해서 점수 좀 따보자. 혹시 아는가. 40%였던 애정도가 한 70%쯤으로 확 올라갈지?
애정도 10% (3년 이상)
“어머니.”
– 거 참 짧다. 이렇게 말할 때는 꼭 관심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무표정하게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해야 한다. 그리곤 대답을 하자마자 다시 고개를 지그시 내리고 하던 일에 몰두하는 척 해야 한다. 50%의 확률로 날아올 수 있는 신경질과 주먹을 피할 준비만 되어있다면 말이다.
애정도 0%? (결혼 후)
“밥이나 줘.”
– 당신은 두 개의 시선을 능히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는 ‘내가 뭐 이런 남자랑 결혼했지?’ 라고 자책하는 심정과 어이를 상실한 표정으로 뚫어지게 당신을 바라볼 와이프의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과 와이프 사이의 미묘한 스파크를 본능적으로 느껴버리는, 당신을 쏙 빼닯은(아마 15년쯤 후에 여자 친구에게 똑같은 질문을 받을 때 ‘우리 아버지는 헤엄 잘 치셔. 신경 안써도 돼.’ 라고 대답할) 막내아들의 시선이다.
정답이란 건 없는 질문이지만, 모범 답안 하나는 적어놓도록 하겠다. 질문자의 마음을 흡족히 할 수 있고, 어머니를 외면하는 불효를 범하지 않아도 되며, 다시는 동일한 류의 질문을 할 수도 없게 만드는 답이 여기 있다. 애정도를 불문하고 한 번 시도해보길 권한다.
“자기야, 자기는 만약에 만약에 바다에 놀러갔는데 나랑 자기 어머니가 물에 동시에 빠지면 누구를 구할 거야?”
“난 어머니를 먼저 구할 거야.”
“칫… 그럴 줄 알았어. 왜?”
“넌 내가 널 구하려고 막 헤엄쳐서 갈 때 ‘나 말고, 어머니부터 구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여자니까. 그리고 만일 널 구해서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나뿐만 아니라 너도 평생을 가슴 아파하면서 살아가겠지? 난 널 잃고 나 혼자 아픈 게 낫지, 어떤 이유든지 네가 슬퍼하면서 살아가는 건 절대로 못 볼 것 같아.”
모름지기 멘트란 이렇게 날려야 하는 것이다.
– 발췌 : 싸이월드 칼럼 니스트 조영상 –
하지만, 난 아직 미래를 기약할 사람이 없다는거…어처구니 없지?.
잦은 소개팅으로 개인 파산 지경에 이르렀으나 막상 성과가 없다는거… 빈곤함을 등에 없어 부끄러움으로 억지로 가리려 하지 않아도 될 그런 사람이 생길까? 푸….후~ ..